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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과 현실, 무한 호텔의 프로토콜

손군 songoon 2019. 7. 8. 23:37

무한대 갯수의 방이 있는 호텔이 있다. 이 호텔에는 무한명의 투숙객이 각 방마다 한 명씩 머물고 있다.

 

Q-1 : 만약 이 호텔에 한 명의 손님이 더 온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A-1 : 기존 투숙객들을 자기 방 번호 +1번 방으로 이동하게 하고, 남은 1번 방에 새 손님을 안내하면 된다.

Q-2 : 만약 이 호텔에 무한명의 손님이 더 온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A-2 : 기존 투숙객들을 자기 방 번호 x2번 방으로 이동하게 하고, 홀수번 방으로 새 손님들을 안내하면 된다. (기존 투숙객들은 모두 짝수방으로 이동했을 것이므로)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수학 편에서 들었던, 무한대의 개념 이해를 돕는 간단한 퀴즈다. 독일 수학자 힐베르트가 무한대의 개념을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역설(Hilbert's Paradox of the Grand Hotel)으로도 불린다. *소수와 얽힌 더 복잡한 부분도 있는데, 설명할 능력이 없어서 생략한다.

 

 

요즘 이 퀴즈를 다시 생각하곤 한다. 어딘가 꺼름칙한 면이 있어서다.

 

특히 Q-2 문제가 난감하다. 운좋게 1번 방에 있던 사람은 방 한 칸만 옮겨가면 되는데, 100만 번째 방에 있던 사람은 100만 칸의 방을 옮겨가야한다. 이 불평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인간이기에,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다. 심지어 무한대의 극한 번 째 방에 있던 사람이 x2번 방으로 가는데는 무한대의 시간이 걸린다. 결코 (한 시점도)완성될 수 없는 프로토콜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다른 방법도 있는 것 같다.

 

A-2-1 : 기존 투객들을 자기 방 번호 +1번 방으로 이동하게 한 후, 남은 1번 방에 새 손님 1번을 안내한다. 그리고 이것을 무한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모든 투숙객이 동시에 한 칸씩만 이동하면 되니까 혼란을 줄일 수 있고, 모든 투숙객이 연속적으로 움직이게 되니까 불평등의 문제도 해결된다. 그리고 지금 당장부터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그 누구도 편히 쉴 틈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nx2}와 ∞{n+1}는 같은 프로토콜인가?

 

분명, 다르다.

 

지금 내 머리속에서 나온 비전은 {nx2}의 프로토콜인가, ∞{n+1}의 프로토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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