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군's 블로그

상대성이론, 결론부터 받아들이면 쉬워진다.

 본문

수필/아는 이야기

상대성이론, 결론부터 받아들이면 쉬워진다.



손군 songoon 2018. 10. 2. 18:09

우연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관심을 갖고 공부(까지랄 것도 없지만)한지도 몇 년이 지났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기가 어려웠다. 보다가 포기하고, 다시 생각나면 보다가 포기하고... 그런데 몇 번을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나는 상대성이론을 알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리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말이 맞나보다.




비유에 현혹되지 말자


애초에 이해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다. 상대성이론은 빛의 속도를 다루기 때문에, 죽었다 깨어나도 인간의 직관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이해하기 불가한 내용을 이해하려고 덤비면 돌아오는 결과는 참담함 뿐이다.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고, 글을 읽고, 팟캐스트를 들어보면 대부분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래서 가장 많은 공력을 비유에 쏟는다. 직관으로 알 수 없으니 은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 그 어떤 비유도 이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속도=거리/시간]라는 단순한 공식


우선 생각할 것은 [속도=거리/시간]이라는 단순한 공식이다. 내가 1초에 2미터를 움직이면 속도는 [2미터/1초=2m/s]가 된다. 이 정도는 다들 알 것이다. 만약 초속 10미터로 움직이는 열차 위에서 내가 똑같이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 열차 안에서 나는 여전히 2m/s로 움직인다. 하지만 열차 밖에서 보는 나는 [(10미터+2미터)/1초]이므로 12m/s로 움직이는 걸로 보인다. 상대성이다. 이것까지도 쉬울 것이다.  




그런데 빛의 속도는 달라지지 않는다


갑자기 결론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빛의 속도는 무조건 일정하다]는 이론이라고 우선은 알면 된다. 앞에서 내 속도는 보는 사람에 따라 2m/s 또는 12m/s로 달라졌다. 하지만 만약 내가 빛이라면? 나 혼자 움직이건 열차 위에서 움직이건 안에서 내가 보건 밖에서 남이 보건, 내 속도는 무조건 300,000km/s로 똑같아 보인다는 거다. 




자, 다시 [속도=거리/시간] 공식을 생각해보자. 거리나 시간의 변화에 따라 속도가 변하는 방정식이다. 하지만 빛은 다르다. 속도가 고정된 값이다. 거리와 시간에 무슨 값을 대입해도 속도는 고정된다. 그럼 속도 공식 [속도=거리/시간]이 틀려지는 거 아니냐고? 아니다. 공식에 대입하는 거리(공간)와 시간이 왜곡되어 변해버리면 된다. 공식은 ‘틀리지’ 않다. 공간과 시간이 ‘뒤틀리면’ 된다.




일단 이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다. 그러면 갑자기 여러 비유도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시공간’의 개념도 어렴풋하게 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상으로 출발해서 결론을 추론해 나가는 방식으로 상대성이론을 접하는 것은 너무 고난이다. 결론이 그렇다니까, 우선 그런가보다하고 그게 왜 그런지 ‘구경’하는 편이 조금은 낫다. 아인슈타인 역시 빛의 속도(전자기파의 속도)는 상대성에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맥스웰의 방정식을 전제하고 특수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고 하니까.




물리학 시험볼 것도 아닌데. 

그냥 인정해버리면 편하지 않나, 세상 뭐든지...



PS. 일반상대성이론은 다음에.


Comments